말짱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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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진전(progress)’에 대해서 예전에 쓴 글(그건 제가 할게요)에서 잠깐 언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대되는 상황이 있는데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아무 소득이 없는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유래가 있는 것 같은데 어린이 백과사전에 설명되어 있네요.

최근에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오면 평소보다 피곤하고 지쳤습니다. 오히려 야근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이유가 뭘까 돌이켜 보니 바로 ‘말짱 도루묵’이 되는 상황을 자주 경험했던 것이 원인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3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피곤한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는 ‘브룩스의 법칙(Brooks’ law)’이라는 오래된 말이 있습니다. 지연되는 일에 새로운 사람을 더 투입하면 오히려 더 늦어진다는 이론입니다. 인력이 새롭게 투입되면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복잡도가 증가합니다. 사실임을 경험했습니다.

반영되지 않는 기여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자신의 소스가 반영되면 무척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나의 노력, 기여가 반영된 보상일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내 노력과 작업이 반영되지 않으면 힘이 빠집니다.

다른 말로 하면 업무를 나눠서 할 때 나눠진 일들이 전체 프로젝트에 기여될 수 있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리더의 역할입니다. ‘이런 일을 해라’, ‘저런 것을 논의해 보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그 결과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허무하겠습니까.

감정 작용

우리가 아무리 이성적이라고 해도 결국 감정이 작용합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각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상처를 주게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불편함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수준에서.

위 3가지를 피해갈 방법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적절한 퍼실리테이션 기법들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원인을 정리하는 것만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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